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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포트폴리오 작성법 [0] 무엇을 팔 것인가, 누구에게 팔 것인가

들어가며

개발자에게 있어서 포트폴리오는 평생에 따라오는 숙제와도 같습니다. 대학생 때 인턴에 지원할 때에도, 처음 정규직에 지원할 때에도, 이직을 할 때에도 어지간한 회사들은 아래와 같이 자유 형식의 포트폴리오를 제출하게 됩니다. 

 

개발자들을 평생 괴롭히는 무시무시한 50MB...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그렇듯 코딩은 기가 막히게 해도 이런 글을 쓰는 것을 어려워 합니다. 특히나 처음 회사에 지원하는 취준생들의 입장에선 무엇을 어떻게 써야할지 막막해합니다. 실제로 제가 주변 친구들이 포트폴리오 작성으로 고통받는 모습을 보고, 첨삭을 해주면서 느꼈습니다.

 

저도 처음 포트폴리오를 작성할 당시 꽤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때 아래와 같은 자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었습니다.

아웃사이더 개발자 님의 자기소개서 작성법: blog.outsider.ne.kr/1234

구인본 개발자님의 자기소개서 작성법: woowabros.github.io/experience/2017/07/17/resume.html

 

사실 포트폴리오 작성법이라는 것이 자신의 포트폴리오와 노하우를 공개하는 것이라 굉장히 부담스럽습니다. 그렇기에 새로운 컨텐츠가 드뭅니다. 이어지는 포스팅들에서는 부족하지만...ㅎㅎ 제가 익힌 포트폴리오 작성의 원리와 몇 가지 규칙들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이를 통해서 취직이나 이직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구직은 시장에 나를 파는 마케팅!

본격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작성하기에 앞서서 우리가 왜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려는 지를 알아야 합니다. 바로 회사에 고용되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본래 전공이 경영학과인지라 개발자가 회사에 지원하는 과정이 마치 물건을 시장에 파는 행위와 유사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시장에서 나는 하나의 상품이고, 나를 고용해주는 IT 회사들이 고객입니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나"라는 상품을 최대한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여 고객들의 구매를 이끌어 내는 일종의 마케팅입니다. 그리고 나라는 상품을 고객에게 보여주는 포장이 바로 포트폴리오입니다.

 

우리가 물건을 팔 때 반드시 명심해야할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바로 "무엇을 팔 것인가"와 "누구에게 팔 것인가"입니다. 이 두 가지가 명확하게 정의가 되면 "어떻게 팔 것인가"는 자연스럽게 도출되게 됩니다. 자, 그럼 이 개념을 포트폴리오에 하나씩 적용해보겠습니다.

 

무엇을 팔 것인가: '나'라는 상품 이해하기

물건을 잘 팔기 위해서는 먼저 물건의 특징을 이해해야 합니다. 어떤 상품은 이미 시장에서 많이 검증되었고, 여러 기능들이 고루 뛰어나서 굳이 화려하게 꾸미지 않더라고 고객들의 선택을 받는 상품이 있습니다. 어떤 상품은 아직은 검증되지 않았지만 특정 기능이 우수해서 가능성이 보일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상품은 여러모로 아직 시장에 선보이기엔 완성도가 부족하여 연구 개발이 더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상품에 비유를 하였지만 개발자도 똑같습니다. 이미 회사 경험이 많고,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을 갖췄으며 심지어 오픈 소스 활동까지 했다면 굳이 화려한 이력서가 필요 없겠죠. 1 ~ 2 페이지 분량에 압축적으로 본인이 거쳐온 회사들, 경험한 프로젝트와 담당한 역할, 깃 헙 주소와 링크드인 주소 정도만 때려넣어도 그 어떤 포트폴리오보다 훌륭할 것입니다. 흔히 구글에 개발자 이력서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쩌는 능력자들의 이력서가 이와 같은 형식입니다.

 

심플 그 자체인 능력자들의 이력서

 

슬프게도 대부분의 우리들은 이와 같은 능력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아직은 시장에서 검증을 덜 받았고, 경험한 프로젝트들은 부족해 보이며, 갖고 있는 스킬들은 어딘가 부실해 보일 것입니다. 이 어딘가 모르게 부족해보이는 '나'라는 상품을 잘 팔기 위해서는 먼저 '나'를 잘 이해해야 합니다.

 

먼저 '나'라는 상품은 시장에 나올 만큼 충분히 준비를 갖추었는 지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너무 성급한 것은 아닌지, 내가 희망하는 포지션에서 요구하는 기술들과 경험을 충분히 갖추었는지를 잘 고민해야 합니다.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면 조금은 마음을 편하게 먹고 충분히 공부한 뒤, 다시 구직을 준비하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시장에 내놓을 만큼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한 다면 자신의 가장 큰 경쟁력을 찾아야 합니다. 예를들어 안드로이드 앱 개발자 같은 경우, 작은 규모이지만 앱을 직접 기획하고 개발하여 출시해서 일정 수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한 경험은 아주 좋은 무기가 됩니다. 백엔드 개발자의 경우 실제 트래픽을 받아본 경험, 장애를 맞아보고 복구해 본 경험 등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어느 문제에 집요하게 파고들어 성취를 이룬 경험 등은 다른 경쟁자들은 갖고 있지 않은 나만의 경쟁력이 됩니다.

 

자, 이렇게 '나'라는 상품의 경쟁력을 찾았다면 포장하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결정됩니다. 바로 '나'라는 상품의 장점을 고객들에게 최대한 잘 보여줄 수 있는 방식으로 포장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고객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합니다. 무엇을 팔지 알았다면 이제 누구에게 팔 것인지를 이해할 차례입니다.

 

누구에게 팔 것인가: 포트폴리오를 읽는 고객 이해하기

"나"라는 상품을 이해했고, 시장에 판매할 준비가 다 되었다고 생각된다면 이제 누구에게 팔 지를 알아야 합니다. 여기서는 내가 낸 포트폴리오를 읽는 사람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내가 어떤 상품인지에 따라서 이 고객들이 달라집니다. 만약 신입이라면 중간관리자 분들이 읽을 것이고, 팀장급 경력직으로 지원한다면 임원급 관리자 분이 읽으시겠죠?

 

신입으로 지원할 경우를 가정한다면, 보통의 IT 회사들에서는 중간 관리자급 이상 분들이 이력서를 검토하십니다. 여기서 말하는 중간 관리자 분들의 페르소나를 그려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우리의 포트폴리오를 읽는 고객의 대표적인 페르소나는 바로 대한민국에서 개발자로 살아가는 30대 초반에서 40대 초반의 남성입니다.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이들은 최소 5년 이상의 경력을 쌓았고 팀에서 파트장 내지 팀장의 직책을 맡고 있습니다. 업무에 치이다보니 신입 지원서를 꼼꼼하게 살펴볼 여유가 없지만, 마음 속으로는 항상 즉시 전력감이 될만한 신입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본인이 서류 합격을 시키면 면접에 들어갈텐데, 면접관으로 들어가는 것도 여간 피곤한게 아니라서 웬만큼 맘에 드는 이력서가 아니면 서류에서 컷트합니다.

 

자, 이렇게 까칠한 30대 아저씨들의 메일함에는 여러분과 여러분들의 경쟁자들의 이력서가 수북히 쌓여있습니다. 공개 채용의 경우엔 수백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틈바구니에서 어떻게 하면 내 이력서, 내 포트폴리오가 돋보일 수 있을까요? 이 까다로운 고객들을 어떻게 꼬셔서 나라는 상품을 구매하도록 만들 수 있을까요?

 

첫 포스팅부터 너무 많은 컨텐츠를 풀어버리면 금방 소재가 고갈되므로 여기서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어지는 포스팅들에서는 우리의 까다로운 고객의 입맛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작성할 수 있는지 하나씩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개발자가 포트폴리오를 작성하여 회사에 지원하는 과정을 마케팅에 빗대어 풀어보았습니다. 정리해보면 결국은 나라는 상품을 최대한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여 회사들에게 판매한다, 그러기 위해 나를 포장하는 가장 큰 무기는 포트폴리오다, 이 포트폴리오를 잘 쓰려면 포트폴리오를 읽는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야 한다인거 같습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이지만 개발에만 익숙한 개발자들에게 어려운 작업일 수 있습니다. 제 포스팅들이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 이직을 준비 중인 현업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P.S.

포트폴리오 작성에 큰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있다면 hjkim2246@gmail.com으로 메일을 보내주시면 간단한 컨설팅은 진행해드릴 수 있습니다 :)